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는 워낙 유명하지만 정작 나는 이 책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파라다이스1은 10년도 더 된 책으로 재밌다고 빌려주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한국에는 책이 한 권에 9,800원하던 시절에 나왔다.

이 책은 8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단편집이다. 그래서인지 실물을 접해보면 두께가 있는 편이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2026년에 통하는 얘기가 꽤 있어서 놀랐다.
소재 관련해서 말해보자면 8개의 이야기에 친환경 관련된 얘기가 많았다. 그가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목차를 보면 부제목스럽게 '있을 법한 미래'라고 제목 밑에 적혀 있다. 이게 적혀 있는 얘기는 내용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고 여러모로 재밌었다. 이번 후기에는 8개의 이야기 중 2개 정도 간단하게 언급을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목차 기준 네 번째 이야기이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인간의 식물화 정도 되겠다.

이 대목을 보기 전, 꽃의 번식 방법에 대해 알면 좋다. 이유는 인간의 번식이 식물의 번식 방법과 비슷해지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꽃의 번식방법이 인간의 생식기관에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나는 약간 머리가 아팠는데 신박하긴 해서 계속 보았다.
책의 묘사만으로는 저 행동의 상상이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도 이 책은 우리의 생각을 돕기 위해 삽화를 한 페이지에 할당해 그려놓았다. 내용과 그림을 같이 보면 이해가 되는 것과 동시에 두통이 온다.

꽃의 번식을 인간이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자식은 어머니가 누군지는 알지만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게 된다. 아버지 또한 내 자식이 어떻게 생긴지 잘 모르게 된다. 지역사회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모든 아이들을 사회가 같이 돌보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식물의 입장에선 이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저 미래에 닿지 않은 내가 보니 아직은 약간 이해가 되는 게 쉽지 않다. 이게 되나 싶은 그런 거다.

인간은 저 번식 방법이 시작되고 나서 점차 진화하기 시작한다. 결국 다른 생물들이 보기에 거의 식물과 같은 형태가 된다. 어찌 보면 결말은 당연한 거 같다. 지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진화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는 책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주제를 요약해 보면 금지해도 누군가는 어차피 알게 되고 하게 된다는 느낌이 강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지구는 인구가 죽어 20억 명만이 남게 된다. 이런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 수뇌부는 3가지를 금지한다.

이런 세상에서도 영화는 인기가 많았다. 특히 배우보다 감독의 인기가 더 두드러졌다. 남주인공 포지션인 큐브릭은 그 감독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감독이다. 전쟁, 비극 등을 표현하는 일류감독인데 이거의 정체에 대해서는 결말쯤에 진실이 밝혀진다.

큐브릭은 배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가 똑똑해 보이는 것도 극본 때문이지 본인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중의 인기를 얻고 싶은 것도 일종의 병이라고 할 정도로 배우를 안 좋아한다.
결말쯤에 보면 그가 이러는 이유가 간접적으로 나온다. 감독보다 배우가 다시 인기가 많아지는 세상이 도래하게 된다. 배우에 의해 작품 제작이 결정되는 등의 묘사를 보면 그럴만한 거 같기도 하다.
이러한 장면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제작비의 많은 비중이 인기 배우에게 주어지는 편인데 저기서도 결말에 가선 그렇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결국 폐기 처분되고 금지된다. 그러나 그를 잊지 않은 사람들과 알고 싶은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복제해 계속해서 보았고 후세에 전한다.
금지해 봤자 할 사람들은 어떻게든 한다는 게 바로 이런 거 아닐까 싶다. 금지가 됐으니 불법인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래 공유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역사를 잊는다고 그게 다시는 안 일어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큐브릭의 작품 제작 방법에는 논란이 좀 있지만 이러한 부분에선 그와 생각이 얼추 맞았다.
역사는 기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기억된다. 우리는 부정적이라고 해서 이걸 잊는 게 아닌, 이성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비극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되고, 비슷한 일이 있다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베르나르 작가는 국문과가 아니라 법학과에 저널리즘을 공부하며 과학 저널을 투고한 전적이 있다. 이러한 그의 행보가 작품에도 많이 반영이 되어 있다. 과학과 관련한 소재가 파라다이스1에서도 자주 나온다. 배우면 다 쓸 곳이 있는 거 같다.
그는 한국에서 인기가 꽤 있는 작가다. 인기의 이유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 책을 보니 알 수 있었다. 신선한 소재에 문학성을 결합하는 작가다. 그리고 글에 흡입력이 있는 거 같다. 최소한 나는 집중해서 보았다.

사실 이 책은 단편집이어서 시간 날 때 조금씩 단편별로 읽었다. 글의 순간순간이 재밌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책장의 다른 책을 다 읽고 나면 그의 책을 또 읽을 생각이 있다. 파라다이스2도 있던데 도서관에서 빌려봐야겠다.
가끔 날이 흐릴 뿐이지 전체적으로는 아직까지 비교적 쾌적하다. 낮에는 약간 덥고 밤에는 시원하다. 뉴스를 보니 곧 있음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다들 여름철 더위를 조심하고 잘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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