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여름에 어울리는 시, 그 첫 번째- 여름 상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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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문학

12. 여름에 어울리는 시, 그 첫 번째- 여름 상설 공연

by 유별난과자 2025.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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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주로 읽는 편이지만 최근 들어 시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집을 한 권 읽어 보았다. 시 하면 감성적인 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에 맞춰 초여름인 지금에 어울릴 거 같은 시로 골랐다. 

 이번 후기의 주인공은 바로 박은지의 '여름 상설 공연'이라는 시집이다. 제목에서부터 여름이 연상된다.

 

 시는 고교생때 수능 이후로 많이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읽은 건데, 이 정도면 초심자에게도 권할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중간중간 이해가 약간 난해한 시도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읽는 게 힘들진 않았다.

 마음에 드는 시 몇 개는 북마크를 해두며 열심히 봤다.

마음에 드는 시는 이런 식으로 필기하면서 다시 읽는다

 책 제목은 '여름' 상설 공연인데 막상 읽어 보면 여름이 막 떠오르는 시가 많지 않다. 은은하게 연상되는 정도였다. 한여름이라기보다 초여름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단어가 있다. 이 시집의 경우 검정, 돌, 꿈 등이 되겠다. 자연물이나 추상적인 것에서 소재를 가져와 쓰는 듯했다. 소재 자체는 우리에게 꽤 익숙한 것들이다. 물론 거기에 담긴 상징같은 건 생소하겠지만

 읽으면서 느낀 건 시의 내용들이 현실과 꿈의 경계가 생각보다 모호하다는 것이다. 마음에 들었던 시 중 하나인 '계단과 물'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다.

 제목에서도 봤듯, 계단과 물은 서로 정반대의 속성을 가진 소재이다. 우선 계단은 고체고 물은 액체다. 계단에서는 뺨을 맞는 등의 좋지 않은 일을 겪지만 물속에선 그런 게 없다며, 좋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화자는 말한다.

 계단은 상승과 하락이 정해져 있는 곳이지만 물은 그저 흐르는 곳으로, 유동성을 가진다. 계단이 현실적인 장소라면 물은 현실적인 장소를 회피할 수 있는 장소다. 이 시에서는 이런 장소의 전환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현실을 말하다가도 이와 정반대 되는 곳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시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이 구절때문이었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은 반드시
할 수 없는 일로 돌아오고
오늘 나는 춤출 수 없겠지 
-박은지, 계단과 물 中-

 이 말이 내 마음을 울렸다. 요즘 내가 처한 상황과 매우 비슷해서 공감됐다. 

 삶은 결국 끝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는 시의 내용은 나를 위로하기 충분했다.

 시를 읽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감정의 위로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격려나 위로가 필요한 상태인데, 마침 이런 시를 읽게 되어 다행이다.

 사실 이 시집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시를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했었다. 난해하고 어려운데 왜 읽는지 궁금했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도서관에 갔고, 그렇게 빌린 게 바로 '여름 상설 공연'이다. 물론 읽으면서 꽤 어려운 시들이 있었는데, 공감이 가고 위로받은 시들 또한 있었다. 이런 시들만 다시 필기해 분석하며 읽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시를 왜 읽는지 알게 된 거 같다. 

 시가 어렵다면 요즘은 챗gpt가 잘 되어 있으니 사진을 찍어 gpt와 같이 읽는 것을 추천한다. 시에 쓰인 소재를 검색하며 보는 것 또한 괜찮은 방법 중 하나다. 2회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를 다 읽고 나면 책 거의 끝 부분에 평론가분들이 적은 작품 해석들이 있을텐데, 이게 매우 도움이 된다. 이걸 적극 활용하면 좋다.

 

 시를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그리고 이 독후감 블로그의 첫 시집 후기라 꽤 뜻깊다. 반납하고 다시 대출한 책도 여름 관련 시집인데, 이 책은 어떨지 열심히 읽어보고 후기를 작성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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