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종강했다. 이번 2학기는 정말 바쁘게 지나간 거 같다. 이번에 작성할 책은 바로 현대문학 명작인 김유정 작가의 봄봄이다.
2학기를 보내며 들은 교양수업은 봄봄을 가지고 수업을 해서 정말 지겹도록 책으로도 보고 드라마, 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봤다. 원작이 재밌어서 드라마화나 오페라화가 되어도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

나는 김유정 작가를 또 다른 걸작인 동백꽃으로 처음 접했었다. 여기서의 주인공 이름은 점순이인데, 봄봄에서의 주인공 이름도 점순이어서 순간 헷갈렸었다.(캐릭터 이름 정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서 그런 걸지도) 물론 둘의 캐릭터성은 차이가 많이 난다.
이 책에서 점순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생각보다 적극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주인공에게 눈치나 줄 뿐, 정작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건 아니다. 물론 남주인공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그렇게까지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는 아닌 거 같다.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남주인공이 싸울 때 아버지의 편을 들어주는 걸 보니... 그래도 남주인공에게 새참을 잘 주는 등 잘 챙겨주기는 한다.
점순이에 대해 할 말은 이거밖에 없다. 캐릭터가 내 취향이 아니어서 별로 느낀 점이 없다.

그러나 점순이와는 다르게 남주인공에 대해 할 말은 많다. 처음에는 불쌍하게 느껴졌다. 데릴사위라는 이름의 노예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장인이 아닌 빙장님이라고 부르니 말 다 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장인이 결혼을 안 시키는 게 약간 이해가 됐다. 그때 당시는 모르겠지만 지금 관점에서 보면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미성년자와 성인이다. 장인이 이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더 좋은 사람에게 시집보내면 보냈지, 남주한테 보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단편 드라마에선 둘을 결혼시키는 거로 결말이 나긴 하지만 원작에선 둘이 싸우다가 끝이 난다. 일종의 열린 결말인 셈이다.
주인공인 어리숙한 건 아니다. 이게 부당한 거래라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정도 버텼는데 끝은 봐야 한다는 성격을 가진 거 같다. 그러니까 자존심 때문에 존버한 거라 봐도 무방하다. 그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나였으면 화나서 그냥 나갔을 거 같다. 점순이의 키가 다 자라면 장가보내주겠다는 말은 솔직히 어이없는 말이다. 점순이는 성장판이 이미 닫힌 상태인데 무얼 더 바라겠는가? 주인공의 지나간 세월이 다 아깝다.

남주가 결혼을 하기 위해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장인이 하라는 궂은 일도 다 했고 장인에게 틈만 나면 장가 언제 보내 줄 거냐고 항의도 했다. 꾀병도 부리고 장인과 결국 치고받고 싸우기까지 했지만 결국 무용지물이었다. 주인공의 답답한 심정이 이해가 가긴 하지만 자기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미성년과 결혼하고 싶어 한 건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이건 그 당시에도 못받아줄 거 같다...)
점순이의 아버지이자 남주의 장인어른은 성격 한 번 안 좋다. 마을에서도 이미 소문이 돌았을 정도. 그가 이러는 이유가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선을 살짝 넘지 않았나 싶다. 이 정도면 노동착취에 취업사기이다. 주인공이 착해서 이 정도였지, 다른 사람들이었으면 더 난리가 났을지도 모른다. 남주가 결혼시켜달라고 말하면 자기도 해주고 싶지만 점순이 키가 안 자랐다면서 매번 키 타령만 할 뿐이다. 이게 여러 번 보다 보면 화가 자연스럽게 난다. 폭력행사를 거의 안 한 남주가 착해 보일 정도이다.

그런데 웃긴 점은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장인과 남주의 케미에서 나온다. 둘이 대화를 하다 티키타카하며 싸우는 게 매력이다. 시골 소녀 점순이와 남주의 사랑을 보는 것도 매력 중 하나지만 진정한 매력은 바로 장인과 남주의 대화가 아닐까 싶다.
봄봄이 현대문학 명작이라 불리는 이유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시골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비교적 순수한 사랑, 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남주인공과 장인어른의 묘사라고 생각한다. 내용도 많지 않아 금방 읽는다. 나는 지하철에서 읽었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몰입도도 뛰어나고 남주인공의 정겨운 말투, 배경 묘사 등 소설 내에 있던 그 모든 것이 좋았다. 그래서 명작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 같다고 느꼈다.

너무 오랜만에 독후감을 남겨서 그런지 머릿속이 살짝 정리가 안 되긴 하지만 책 내용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이번 독후감은 어수선한 느낌이 많이 드는 거 같다. 다음엔 김유정 작가의 또 다른 책(동백꽃, 소낙비 등)을 읽고 독후감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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